이란 드론 공격 1500번 받고도…UAE가 이 악물고 참는 이유 / SBS / AFTER 8NEWS / 권영인 파리 특파원
전쟁 시작 후 11일 동안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해 드론 1,475기, 미사일 270기를 발사했습니다. UAE 국방부는 90% 이상의 요격률을 기록 중이나, 뚫고 들어온 5~6%의 발사체와 요격 파편으로 인해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민간인이 다치고 운전자가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걸프 국가들은 이란보다 우위인 공군력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복 공격 없이 철저히 '방어'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제 분석] '신뢰'로 세운 사막의 기적, 전쟁은 곧 파멸
두바이와 같은 도시는 석유가 아닌 '신뢰'와 '안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관광·금융·물류 허브입니다. 만약 UAE가 보복에 나서고 이란이 재보복하는 악순환이 시작되면, 수십 년간 쌓아온 '안전한 천국'이라는 이미지는 순식간에 붕괴됩니다. 이미 한국 관광객 예약이 전면 취소되고 가이드들이 철수하는 등 관광업은 고사 직전이며, 이는 부동산과 금융 시장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략적 판단] 600조 원 '네옴'과 올림픽 유치를 향한 인내
사우디의 600조 원 규모 '네옴 시티' 프로젝트와 2036년 올림픽 유치 등 중동 국가들의 '포스트 오일' 미래 전략은 철저히 지역적 평화를 전제로 합니다. 지금 이란의 도발에 응수해 전면전으로 번질 경우, 수백조 원의 미래 투자 계획은 물거품이 됩니다. 결국 걸프 국가들은 당장의 민간인 피해라는 뼈아픈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국가의 명운이 걸린 '미래 경제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이 악물고 보복을 참고 있는 것입니다.
[리스크 전망] '안전' 가치의 상실과 장기적 경기 침체
현재의 인내가 전쟁 확산은 막을 수 있지만, '언제든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는 곳'이라는 낙인은 이미 찍히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이 당장 끝나더라도 얼어붙은 관광객의 발길이 가을까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현지 관측은, 이번 사태가 중동 경제에 남길 상흔이 매우 깊을 것임을 시사합니다. 에코뷰는 이 사건을 '자원 부국'들이 '서비스/금융 국가'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다 마주한 가장 가혹한 지정학적 시험대로 기록합니다.
투표에 참여하려면 로그인하세요
00:00 불바다 된 UAE, 1700대나 맞았다
01:47 걸프 국가들은 왜 참고 또 참을까?
04:41 "누가 겁나서 여길 오겠어요"
1. 불바다 된 UAE, 1700대나 맞았다
여기는 오만입니다. 그제까지 저는 두바이에서 취재를 하다가 차를 몰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오늘(촬영일)이 3월 11일인데요. 지금까지 이란이 가장 공격을 많이 한 데가 바로 두바이가 포함된 아랍에미리트입니다. 아랍에미리트 국방부가 3월 10일자로 자료를 낸 게 하나 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다음에 이란이 아랍에미리트로 쏜 미사일과 드론을 다 집계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11일 동안 드론이 1475기, 탄도미사일을 비롯해서 미사일이 270기가 날아왔습니다. 하루 평균으로 따지면 매일 100기가 넘는 드론과 20기가 넘는 미사일이 이란에서 날아온 겁니다. 아랍에미리트 국방부는 요격률이 90%가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5~6% 정도 되는 발사체가 영토 내로 들어오거나 요격되지 않은 채로 어딘가로 떨어졌단 이야기입니다. 오늘도 두바이 국제공항 근처에 이란 드론 2기가 요격망을 뚫고 들어와서 폭발했습니다. 민간인 4명이 다쳤는데 그중 1명은 중상이라고 전해졌습니다. 또 요격을 하더라도 파편이 사람들 있는 곳으로 떨어져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두바이에서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위로 파편이 떨어져서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있기도 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뿐만 아니라 걸프 지역에 있는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에 매일매일 이란 발사체가 날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친하다는 오만, 여기까지도 공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자위권을 발동해서 최소한 방어 목적으로 이란 군사시설을 공격해도 국제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 상황이 됐습니다. 이미 그 임계점은 넘어도 한참 넘은 상태입니다
2. 걸프 국가들은 왜 참고 또 참을까?
그런데 이 걸프 국가들은 방어만 방어만 하고 있습니다. 군사력이 부족해서 그럴까요? 아닙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는 공군력과 첨단무기를 비교하면 이란보다도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입니다. 게다가 이미 전쟁을 치르면서 이란 공군과 해군력은 박살이 난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평화를 사랑해서 그럴까요? 지금 자국 국민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낭만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자,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막고만 있을까요? 일단 두바이를 보면 답이 좀 나옵니다. 두바이라는 도시는 오일머니로 만들어진 도시지만 정작 두바이는 기름이 안 납니다. 아랍에미리트 기름을 독차지하고 있는 아부다비에서 기름을 팔아서 번 돈을 두바이 도시 개발에 투입한 겁니다. 두바이라는 관광과 금융, 물류 등 국제 허브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꿈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두바이 국제공항이 전 세계 1등 공항이 된 것만으로도 이 모든 게 설명이 됩니다. 그런데 이 기름 없는 도시 두바이는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도시입니다. 중동에는 종교적 갈등과 여성 차별 그리고 끊임없는 충돌 등등 부정적 이미지가 많습니다. 그걸 다 떼내고 안전하고 자유롭고 편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두바이는 다르다는 믿음이 깔려야 돈과 사람이 몰리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두바이의 전략이 대성공을 이루자 이번에는 주변 중동 국가들이 앞다퉈 벤치마킹을 시작했습니다. 사우디의 신도시 프로젝트인 네옴이 유명합니다. 두바이 정반대쪽인 홍해 쪽에 사우디판 두바이를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사실 석유 다음 사우디의 먹거리를 찾는 미래 핵심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사업비가 600조 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이 역시 신뢰가 깔려야 하는 사업입니다. 카타르도 두바이의 팜 주메이라 같은 관광지도 개발하고 신도시 프로젝트도 진행 중입니다. 다들 석유 이후의 먹거리를 열심히 찾고 있는 중입니다. 게다가 사우디는 2036년 올림픽 유치를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아직 중동 지역에는 한 번도 개최된 적이 없습니다, 올림픽이. 그 올림픽을 따내서 다른 또 다른 전기를 노리고 있는 겁니다. 이 모든 것들이 안전하다는 믿음이 깔려야 가능한 것들입니다. 만약 걸프 국가들이 이란 공격을 참지 않고 공격에 나선다면 이란은 또 보복 공격을 할 겁니다. 지금 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싸움은 점점 더 커질 것이고 피해도 더 커질 겁니다. 그리고 상처도 깊게 남을 겁니다. 만약 전쟁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바로 옆에 있는 이란이 또 언제 공격할지도 모르고 그리고 테러 위험까지도 더 커지게 됩니다. 전쟁 후 만약 걸프 지역 어느 도시에서 테러라도 일어난다면 걸프 국가들은 아마 생각만 해도 아찔할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 이곳 관광산업을 보면 됩니다.
3. "누가 겁나서 여길 오겠어요"
아랍에미리트에서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사업하시는 분들의 말씀을 들어봤습니다. 올해 6월까지 원래 예약이 꽉 차 있었는데, 전쟁이 일어나고 첫 번째 주에 모두 다 취소됐다고 합니다. 당장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취소된 그 예약들이 다시 찰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누가 겁나서 여기를 지금 당장 찾아오겠냐는 겁니다. 그리고 여름은 어차피 더워서 사람들이 여기 적게 오니까 가을에 찬바람이 좀 불면 그때나 올 거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손이 달려서 그동안 고용했던 직원들도 다 한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관광업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닐 겁니다. 만약 다른 분야까지 확산을 하게 된다면 승승장구하고 있던 부동산 시장까지도 타격을 피할 수가 없을 겁니다. 이 모든 걸 지켜내야 하고 석유 다음 먹거리를 위해서 걸프 지역 국가들이 기를 쓰고 가야 하는 게 지금 이 길인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얻어맞으면서도 미사일 한 발 이란 쪽으로 못 쏘고, 안 쏘고 있는 겁니다. 방어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만약 공격을 했을 때 발생할 피해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크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취재 : 권영인,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안준혁, 디자인 : 양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더 자세한 정보
https://news.sbs.co.kr/y/?id=N1008474548
☞[미국·이스라엘, 이란 공습] 기사 모아보기
https://news.sbs.co.kr/y/i/?id=10000060673
☞[AFTER 8NEWS] 기사 모아보기
https://news.sbs.co.kr/y/t/?id=10000000374
#공격 #미국·이스라엘,이란공습 #after8news
▶SBS 뉴스 채널 구독하기 : https://n.sbs.co.kr/youtube
♨지금 뜨거운 이슈, 함께 토론하기(스프 구독) : https://premium.sbs.co.kr
▶SBS 뉴스 라이브 : https://n.sbs.co.kr/youtubeLive , https://n.sbs.co.kr/live
▶SBS 뉴스 제보하기
홈페이지: https://n.sbs.co.kr/inform
애플리케이션: 'SBS뉴스' 앱 설치하고 제보 - https://n.sbs.co.kr/App
카카오톡: 'SBS뉴스'와 친구 맺고 채팅 - https://pf.kakao.com/_ewsdq/chat
페이스북: 'SBS뉴스' 메시지 전송 - https://www.facebook.com/sbs8news
이메일: sbs8news@sbs.co.kr
문자 # 누르고 6000
전화: 02-2113-6000
홈페이지: https://news.sbs.co.kr/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bs8news
X: https://x.com/sbs8news
카카오톡: https://pf.kakao.com/_ewsdq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bsnews
Thread: https://www.threads.com/@sbsnews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반론/후속 및 관련 영상
아직 반론/후속 및 관련 영상이 없습니다. 첫 번째 반론/후속 영상을 추가해보세요!
